본문 바로가기
각종 리뷰, 후기/훈련소

공익 훈련소에서 쓴 일기 (8일~14일)

by 남대현 2024. 5. 7.
반응형

8일차 - 1차 체력측정 + 정신전력2 + 정신전력 평가
오전 11시 역시 불침번 한 날은 다음날이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어제 불침번은 12시부터라 잠깐 자다 깨서 한창 졸릴 때라 그대로 1시간 졸다가 끝나서 시간은 금방 갔음. 아침에는 1차 체력측정을 했는데 가라 없이 팔굽33개 윗몸51개 했다. 근데 1.5km달리기는 힘들더라... 158명중 81등...ㅠㅠ 2차때 3km는 어찌하리... 바로 돌아와서 꿍쳐둔 콜라 한잔 원샷했다.
오후 3시 정신전력 2시간? 3시간? 동안 꿀잠잤다. 이제 슬슬 적응이 됐나보다. 다들 자길래 나도 그냥 잤는데 다행히 안걸려서 모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이후에는 정신전력 교육 받은걸로 글쓰기 시험을 봤는데 열심히 뇌피셜로 분량만 채웠다.
오후 7시 공중전화를 쓰게 해준다. 곧 전화하러 들어감 ㅎㅎ 평일 5분 주말 10분이지만 전화 할 수 있는게 어디야. 부식으로는 외국 후렌치파이/이클립스/콜라/포카리 받았다. 인편은 인쇄 안해주려나...ㅠㅠ
오후 8시 나라사랑카드 비밀번호 몰라서 전화 못했다...그라데이션 분노 올라온다 내 기대감... 카드 넣고 거기서 돈 나가면서 전화 하는건데 도대체 카드 비밀번호를 왜 물어보는거야 멘탈나간다...

9일차 - 수류탄 + 전투 부상자 처치
오전 11시 사실상 오늘부터가 정말 훈련 시작. 침대에 누워서 교육듣던 시절이 그립다. 너무 덥다.. 인편은 놀랍게도 정말 출력 안해준단다. 주말에 폰으로 보라던데 아니 그럼 카톡을 쓰죠 인편을 왜써요
오후 7시 하루종일 훈련받으니까 너무 힘들다. 특히 걷는게 가장 힘들다. 오늘 군장차고 왕복 1시간 가는것도 너무 힘들던데 5시간짜리 행군은 어찌하나... 문제는 다음주부터는 매일 왕복 1시간+씩 걸으면서 훈련가야한다는거 ㅠㅠ

10일차 - 토요일 (드디어 두자릿수다!)
오후 1시 아직도 절반도 안왔다는게 너무 아찔하다. 오늘 낮 날씨가 너무 덥던데 다음주는 이제 쭉 야외 훈련인데 감당할 자신이 없다. 3월에 왔어야 했나 날씨가 중간이 없네. 날씨의 신님 8도정도만 낮춰주세요... 그리고 점점 밥맛이 사라져간다.
오후 6시 폰받아서 좋았다. 부식으로 사천짜파게티, 코카콜라, 박카스 받았다. 사천 짜파게티는 냄새는 진짜 맛있던데 맛은 그냥 그렇더라. 바이럴 특화형 라면.
오후 8시 오늘부터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건 알고 있었는데 편지지 상태가 상당하네... 우표는 오래걸리는게 낭만있어서 일부러 안사왔는데 편지지는 사올걸. 봉투는 여기서 주는거 써야해서 생각 안하고 있었더니 편지지까지는 생각 못했다 ㅠㅠ 편지지가 하도 못생겨서 쓸까 말까 고민중..

11일차 - 일요일 (절반왔다!)
오전 9시 오늘 드디어 px간다고 한다.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 역시 불침번 한 날은 피곤하다. 훈련 전날에 안한걸 감사해야지..
오후 1시 투스타가 와서 책잡힐일 하지 말라고 몸 사려야 한다고 Px가 취소됐다. 일처리가 진짜 말도 안된다. 군대에서 별똥별 맞는다는게 이런건가??
오후 3시 이번주 종교는 원불교 다녀왔는데 무난했다. 정말 MZ불교 짬뽕불교 느낌. 나 자신을 수양하고 진리를 찾아라, 정신 훈련을 하고 성인이 되어라. 정말 불교 느낌인데 충간에 기독교식 찬송가도 부르고 진짜 유사 불교같다. 난 원래 무교라 둘다 믿을 생각은 없지만 굳이 불교를 두고 원불교를 믿을 이유는 없어보인다. 그리고 종교 창시자의 역사 이런거 알려주는데 9세에 세상의 진리를 얻기 위해 수행을 떠나고... 이런식인데 좀 쉽지않다. 거기서 너무 급 사파의 향기가...
오후 4시 일부 인원만 Px가고 필요 물품은 부탁하라고 하던데 부탁한것중에 절반은 못사서/많아서 안사서 못받았다. 달팽이도 다 떨어졌고 젤리도 과자도 너무 부족하다 ㅠㅠ
오후 8시 기독교에서는 샌드위치를 줬다고 한다. 부러웠다. 주말이라 적을것도 할것도 없네... 

12일차 - 개인 화기 관리/사용법 학습 (D-10)
오전 6시 오늘은 비가와서 실내 점호를 했다. 뜀뛰기 안해서 행복하다. 비오면 얄짤없이 판초우의 입혀서 내보낼거같았는데 사격같은 필수훈련 아니고서야 최대한 비는 안맞게 하는거 같다.
오전 8시 결국 나갔다가 비 20분 맞고 다시 들어왔다. 누가봐도 더 강하게 올거같았는데... 판초우의 진짜 몇년동안 한번도 안 세척한거같은 꿉꿉함. 더러움. 저게 잠시나마 내 피부랑 닿았다는게 너무 끔찍하다. 비는 안오는게 무조건 이득.
오후 5시 그래도 오늘은 실내였지만 사격자세, 총기 분해조립 같은 훈련다운 훈련해서 시간도 나름 잘 가고 할만했다. 우리 날씨의 신이 소원 들어줘서 내일 엄청 덥지도 않을거같고, 내일도 할만하지 않을까? 만발하면 전화찬스 준다던데 과연..두근두근 오늘 총에 바둑알 올리기 미션은 실패했다 ㅠㅠ... 총기 해체 1분 미션도 실패 ㅠ 연습할때는 됐는데 소대장들 쫙 앉아있는데 그 앞에서 하려니까 손이 발발발발 떨려서 안되더라.
오후 6시 부식받았다. 메뉴는 빈츠/스니커즈/핫식스/트윅스/아침에사과
오후 10시 px에서 사온 비타 500젤리 진짜 맛없다 젤리 사오랬더니 이거 두개에 푸룬젤리 사오는건 진짜 좀....

13일차 - 영점사격 (D-9 한자릿수다!!)
오전 8시 오늘은 야외훈련이라고 점심도 야외에서 반합에 받아서 먹는단다. 그래서 아침에 쓴 포카락을 그대로 챙겨가라고 하네 아니 씻어서 다시 줘야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날씨가 너무 춥다.. 8도 내려달라고 한거 너무 심했나봐 호달달달
오후 5시 복귀완료.. 온몸에서 흙냄새가 난다. 끔찍하고 찝찝하다. 이거 각개전투는 진짜 어쩌지? 팔목보호대는 진짜 잘산거같다. 없었을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 그래도 비 살짝 와서 저번주에 비해서 온도는 괜찮았다. 추웠지만 뭐 더워서 땀 뻘뻘 나는거보다야 낫지. 날씨의 신이 말을 좀 잘 들어주나? ㅎㅎ 내일은 합격해서 안나가니까 괜찮고 목요일은 참을 테니까 금요일 각개때만 너무 덥지만 않게 해주세요 신님 ㅠㅠ 총쏘는건 소리가 생각보다 엄청 컸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탕탕탕 아니고 펑펑펑펑 하는 소리. 미경험자보고 소리만 들려주면 수류탄 소리라고 생각했을듯. 반동도 생각보다 엄청 강하더라. 근데 사격장 수용 인원이 열몇명이라 200명이 쓰려니까 대기시간이 엄청 긴데, 대기시간동안 종일 엎드려쏴 시키는데 진짜 얼차려가 따로 없다. 난 뒷번호라 하루종일 그러고 있었는데 앞번호 합격자애들은 쏘고 나와서 그냥 쉬더라. 아니 저사람들도 끝날때까지 이거 시켜야하는거 아니야? 진짜 너무 열받더라. 하루종일 서있다가 엎드려쏴 서있다가 엎드려쏴 보호대 없었으면 팔꿈치 다 까졌을거같다. 진짜 뺑이 그 자체. 사격 결과는 잘쏜거같은데 정작 바둑돌은 2연속도 못해봤다. 만발 혜택 안주려나? 두근두근중. 그리고 사격은 영점 조절 사격이라 우리가 생각하는 뭐 맞추고 하는게 아니라 3/3/3발씩 총 9발을 쏘는데, 중앙은 맞출 필요 없이 탄착군만 형성이 되면 된다. 합격 기준은 탄착군 총 3개중 1개 생성.
(+만발혜택같은거 없다. 나중에 중대에서 제일 잘쏜사람 한명 상장주고 끝.) (++사격 팁은 총기 고정대가 있는데 거기 우하단에 밀착시켜서 지지시키고 쏘면 이후 반동을 신경써서 안잡아도 그냥 그 기준점에 맞추면 되니까 마치 반동을 매우 잘 잡는거같은 효과가 있어 잘 쏠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난 재미없어서 그렇게 안했다.)

오후 7시 오늘의 부식은 빼빼로/가나/커피/약과도넛/콜라 공중전화 5분 쓰게 해준다고 해서 신나서 전화걸었는데 안받아서 다들 통화하는데 나만 터벅터벅 먼저 되돌아왔다... 슬펐다. 그라데이션 외로움 올라온다.. 겨우 카드도 빌려서 왔는데 이놈의 공중전화는 연이 없네.
새벽 3시 슬슬 탈출이 보여서 그런지 불침번 내내 멍때리고 사회생각했다. 근데 쓰면서 생각났는데 아직 들어온지 2주도 안됐네. 끔찍하다. 탈출 다시 안보이는듯.

14일차 - 불합격자 영점사격 + 2차 체력측정 (D-8 200시간 깨졌다!)
오전 6시 감기걸렸더니 병원가는 꿈꿨다. 의무과 신청했는데 처방약은 주려나? 타이레놀 하나 던져주고 가라고 하는거 아니겠지.
오전 10시 사격 합격자는 오늘 일정이 없어서 청소나 하라고 한다. 어제는 합격하면 쉰다더니 역시 가만히 쉬는 꼴을 못본다. 기대도 안해서 실망은 없긴 하다 ㅋㅋㅋㅋ. 절반은 창고정리 절반은 생활관인데 난 가위바위보 이겨서 생활관 정리했다. 물론 1시간쯤 하고 이후시간은 누워있었다. 창고정리는 단체로 쌓여있는 옷들 사이즈 분리 작업 시킨다는데 들은걸로 봐서는 끝이 안보인단다. 절대 하지마라. 낮잠좀 잤더니 감기는 좀 나아졌다. 화생방 편도 50분이라는데 두렵다.
오후 1시 전날 사격 불합격자는 몇명 없어서 그런가 그냥 운동장에서 엎드려쏴+바둑돌 시킨다고 한다. 다음날에 또 총쏘고싶어서 고의로 탈락할까도 살짝 고민했는데 했다가는 큰일날뻔했다.
오후 3시 의무과 다녀왔다. 열외증은 진료 시작도 전에 자 열외증 필요한사람 손드세요~ 하더니 그냥 손들면 다 주더라. 진료는 그냥 자판기처럼 안약이랑... 목감기랑... 비염약 주세요.. 하니까 그냥 그대로 주더라. 
오후 5시 체력측정 종료.  팔굽33개 윗몸55개 달리기 3km 17:46 했는데 체력단련 커트라인은 2분간 팔굽32개/윗몸46개/3km 17:40초.... 6초 넘겼다고 내 주말 2시간 뺏겼다. 좀 봐주지 ㅠㅠ
오후 8시 교장 이동간에 발 못맞추고 샤워 늦게한다고 소대장 훈련병이랑 싸웠다. 따라가는게 기적이구만 무슨 발이야.. 단체생활 하는거야 맞지만 우리 지금 특전사 왔나? 내가 기본도 안하는것도 아니고 조교/소대장도 아무말 안하는구만 100점을 바라네.. 살살합시다. 그래도 아직 1주 더 봐야하니 바로 화해하긴 했지만 진짜 병규같다. 샤워하고 아직 물도 다 못닦고 뚝뚝 떨어지는데 거기다가 여태 참았는데 왜 그러냐고 샤우팅하면 사람이 어찌 그걸 순순히 받아드리리.
오후 9시 감기가 너무 심해서 내일 열외시켜달라고 했더니 열외증은 소대장과 면담 후에 쓸 수 있는거라고 한다. 내 생각과 다르게 출입증처럼 짠 보여주면 끝이 아니였다. 어쩐지 너무 쉽게 주더라. 사실상 아무 의미 없다. 그냥 아프다고 빼고싶다고 말하기 위한 면담 티켓일 뿐. 근데 그냥 아프다고 하면 면담 시켜주니까 굳이 저거 받으려고 가지는 말자.

반응형

댓글